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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민송경 2025-06-22 추천 0 댓글 0 조회 5

나는 지금도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심방이 있다. 벤추라에 온 지 2년쯤 지났을 때, 집회 인도를 비롯한 일주일의 빡빡한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출국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누군가 목양실 방문을 두드렸다.

 

“목사님, 계신가요?”

 

문을 열어보니 한 청년이 서 있었다.

평소 예배 시간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던 자매였다. 자매는 조심스레 쪽지를 하나 건넸다. 펴보니 한국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의아해하는 내게 자매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

 

“목사님, 한국 일정이 무척 바쁘시겠지만, 가능하시면 저희 어머니 댁에 심방 한 번만 가주시면 안 될까요?”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이었고 처리할 일이나 일정이 많았는데 순간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그래, 시간이 되면 들렀다 올게.”

 

주소가 적힌 쪽지를 다시 접어 지갑 속에 넣고 출국 길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일정은 예상보다 더 빠듯했다.

 

서울에서 대구, 광주, 부산까지 오가며 바쁜 사역의 일정을 소화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출국 전날 저녁이 되었다. 나는 주소가 적힌 쪽지를 꺼내 위치를 확인했다. 지방의 어느 동네인 것 같았다. 고민에 빠졌다. ‘지역도 지방이고 전화로 기도해 드리면 안 될까? 직접 가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노선도 복잡하고….’

 

그 순간 늘 하던 대로 주님께 묻는 기도를 했다.

‘주님, 전화로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

 

그런데 주님은 왠지 모르게 직접 가야 할 것 같은 감동을 주셨다. 간절하게 부탁하던 청년의 얼굴도 아른거렸다. 이미 날은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급한 대로 택시를 잡았다. 그런데 차에 타자마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쏟아졌다.

 

“여기가 어딘지 당최 모르겠네요.”

“기사님. 일단 주소랑 최대한 가까운 곳까지라도 가주세요.”

“무슨 공원밖에 안 나오는데 이 주소가 맞는 건가요?”

 

몇 번이고 주소를 검색해봐도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곳이었다. 차는 몇 분째 같은 골목을 들어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사이에 비가 더욱 거세졌다.

 

“기사님, 그럼 그냥 요 앞 공원에서 세워주세요.”

 

하는 수 없이 아까부터 뱅뱅 돌던 이름 모를 공원에 차를 세웠다.

우산이 없기 때문에 옷은 이미 비에 다 젖어버렸다. 몇 분 정도 걷자 상가가 나왔다. 안으로 들어가 청년의 어머니 댁에 다시 연락했다.

 

청년의 동생이 전화를 받은 것 같았다. 현재 위치가 어딘지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겨우겨우 설명을 마치자 청년의 어머니 댁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다시 택시를 타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택시를 탔다. 옷이며 신발이 다 젖은 상태로 택시 좌석에 잠시 몸을 기댔다. 축축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 ‘주님, 이런 모습으로 심방을 가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런 내 마음속에 작은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상훈아, 기쁨은 선포하고, 멋지게 해석하고, 쟁취하는 거란다.”

기뻐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기쁨을 선포하면 상한 마음이 얼마든지 다시 기쁨으로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윗이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시 57:7)라고 반복해서 고백했던 것을 떠올리며 나도 반복해서 기쁨을 선포했다. 너무 크게 외치면 택시 기사님이 놀라실까봐, 입 안에서 읊조리듯 계속해서 선포했다.

 

그렇게 5분 정도 지났을 때, 진짜로 내 속에 속상한 마음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감정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이끌고 갈 힘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선포하며 기쁜 마음을 되찾고 가벼운 마음으로 택시에서 내렸다.

 

차가 멈춘 곳은 어느 허름한 상가였다.

계단을 오르니 미국에 있는 자매와 똑 닮은 자매가 문 앞에서부터 나를 맞아주었다.

한 분은 자매의 언니이고, 한 분은 동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했다. 나는 거실 한가운데 누워 계신 어머니께 다가갔다.

 

“저는 미국에서 목회하는 최상훈 목사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딸들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희 어머니는 20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계세요.”

“아….”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찬송을 부르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상가 꼭대기 집이라 그런지 쏟아지는 비가 슬래브 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말씀을 읽고 함께 합심기도를 했다. 두 자매를 위로하며 용기를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방안에 가득 찼다. 주님의 임재가 강하게 느껴졌고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은혜로 가득한 천상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친 뒤에도 두 자매는 감사와 기쁨으로 눈시울을 적셨다.

나 또한 평생 잊을 수 없는 예배였다.

이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울컥한다.심방을 가기까지 마음도 육신도 힘들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렇게라도 꼭 만나야만 했던 영혼을 준비하셨던 것이다.

 

한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동시에 그 위로가 두 자매를 깊이 만지시는 것 같아 진한 감동이 되었다.

 

이후로는 한 영혼을 위하여 어디라도 달려가야겠다는 결단을 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훗날 부흥의 시작은 영혼 사랑하는 절절한 마음임을 절실히 깨닫게 하셨다.

어떤 프로그램이나 좋은 환경도 절절한 예수님의 마음, 가슴 터지는 예수님의 마음이 없이는 생명력 없는 잎사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하셨다.

 

지금도 비가 쏟아지는 밤이면 그날이 떠오른다. 그때 사탄이 주는 환경과 생각에 동의하여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면, 놀라운 천상의 예배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탄이 넣어주는 생각을 사로잡아 제거하고 주님의 음성에만 순종하면 하나님이 도우신다.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비결은 빛의 영성과 기쁨의 고백을 선포한 덕분이 아니었을까.

한국 방문의 마지막 밤, 하나님께서는 순종을 통하여 주님의 임재가 가득한 천상의 예배를 경험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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